오월, 민들레 갓털, 바람과 보슬비 속에서
오월, 살랑이는 바람이 연초록 잎새를 흔들고 대지를 촉촉이 감싸는 보슬비가 내립니다.
그 고요한 풍경 속, 민들레 꽃대 위 하얀 갓털 뭉치가 가득 피어나 있습니다.
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섬세한 솜털 하나하나 파르르 떨며 세상으로 날아갈 준비를 합니다.
가녀린 몸짓 속에서도, 그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대지와 연결되어 차마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제 자리를 지킵니다.
톡톡, 보슬비가 갓털 위로 내려도 한방울도 허용하지 않아
누구에게는 안락한 휴식처가 되고,
어쩌면 더 멀리 날아오를 힘을 비축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.
오월의 바람과 비 속에서, 민들레 갓털은 꺾임 없는 생명의 의지를 드러냅니다.
가장 연약해 보이는 모습으로 가장 굳건한 희망을 품고,
자연의 섭리 안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자신만의 시간을 고요히 견뎌내고 있습니다.